서울지하철, 안전논란 휠체어 리프트 철거…역사의 뒤안길로

서울역 등 17개 역사 23개 시작으로 순차 철거…'장애인 이동권' 논란 소재

"교통약자 이동 지원 최선"…역사마다 엘리베이터 '1역사 1동선' 연말 완료

김병용 대표기자 승인 2024.07.15 15:1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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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이동권 보장하라'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지하철역 리프트 '장애인 차별구제청구소송' 선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잦은 안전사고로 논란을 빚은 '휠체어 리프트' 철거에 나선다.

공사는 지하철역마다 교통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를 확보하는 '1역사 1동선'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순차적으로 휠체어 리프트를 철거해나갈 계획이다. 도입 30여년 만에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14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서울역 등 17개역 23대 휠체어 리프트 철거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공사 대상은 서울역과 신설동역, 용답역, 창동역, 서대문역 등 17개 역사에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 23대다.

철거 비용은 약 6천900만원으로, 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60일이다.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는 총 103대로 이 가운데 4분의 1가량을 우선 철거하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1역사 1동선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동선 확보가 완료된 곳은 승객 안전과 충분한 이동 동선 확보를 위해 리프트를 철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역사 1동선은 교통약자가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외부에서 승강장까지 이동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말한다.

다만 일부 역사는 휠체어 리프트를 철거할 경우 이동 동선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사례도 있어 서울시, 승강기안전공단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리프트를 철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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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역사 내 엘리베이터 설치촉구 퍼포먼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보문역에서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하철 역사 내 엘리베이터 설치를 촉구하며 리프트의 위험성과 불편함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휠체어 리프트는 1988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 시범 설치됐다.

이후 1997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다른 지하철역에도 본격적으로 확대 설치됐다.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해 설치됐지만 잦은 고장과 안전사고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논란의 기폭제가 된 것은 오이도역 추락사고였다.

2001년 1월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던 70대 장애인 부부가 추락해 아내가 숨지고 남편은 중상을 입었다.

2017년 10월에는 지체장애인이 신길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다 계단 아래로 떨어져 숨진 사고도 있었다.

이 밖에도 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인들이 크고 작은 사고로 다치거나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다.

이에 장애인 인권 단체들은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 등을 요구해왔다.

특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23년째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외치며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다만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거친 투쟁방식을 두고선 찬반 논란도 이어져 왔다

서울교통공사가 관할하는 구간 275개역 가운데 '1역사 1동선'이 확보된 역은 263개로, 확보율은 95.6%다. 공사는 연말까지 1역사 1동선을 100%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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