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장애인 맞나 묻기도"…KAIST 웨어러블 로봇 또 금메달

연구팀이 개발한 '워크 온 슈트 F1', 아이언맨 대회서 우승

김병용 대표기자 승인 2024.10.30 09:1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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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통과 후 환호하는 김승환 연구원. KAIST 제공.

"함께 해준 친구들 덕분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또다시 세계 정상에 올랐다.

28일 KAIST에 따르면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이끄는 KAIST 엑소랩과 무브랩, 엔젤로보틱스 공동 연구팀은 전날 온오프라인으로 생중계된 '제3회 사이배슬론 국제 대회'의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종목에서 자체 개발한 '워크 온 슈트 F1'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제2회 대회에서 '워크 온 슈트 4'로 금메달을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로봇을 입고 출전한 완전마비 장애인인 김승환 연구원은 "긴장을 많이 했지만, 여기 있는 이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2016년 처음 열린 사이배슬론은 로봇 기술로 장애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스위스에서 처음 개최된 국제대회로, 일명 사이보그 올림픽이라 불린다.

4년 만에 열린 올해 대회에는 로봇 의수, 로봇 의족, 로봇 휠체어 등 8가지 종목에서 26개국 71개 팀이 참여했다.

공 교수팀은 올해도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참가, 독일·네덜란드·스위스·태국 등 7개 팀과 겨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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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인 김승환 연구원이 2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 온 슈트 F1'을 입고 보행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종목은 휠체어나 자전거 등 안정적인 보조 수단을 사용하는 다른 경기와 달리 선수가 로봇을 착용하고 직접 보행해야 해 '아이언맨 대회'로도 불린다.

올해 대회는 지난 대회보다 임무 수행 난도가 훨씬 높아져 많은 팀이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기차 객실과 같은 좁은 좌석에 앉았다 일어나기, 계단 난간 잡지 않고 오르내리기는 물론 지팡이 없이 양손을 자유롭게 한 상태에서 걸어야 하는 자율보행 미션까지 추가됐다.

공 교수팀은 6분 41초 만에 6개의 미션에 모두 성공했다. 반면 2·3위인 스위스와 태국팀들은 주어진 10분 안에 2개 임무를 수행하는 데 그쳤다.

특히 김 연구원이 지팡이 없이 허리를 굽힌 채 도마 위에서 칼로 물건을 써는 장면에서는 사이배슬론 중계진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공 교수는 "올해 미션 난도가 높아진 이유는 지난 대회 때 우리 팀이 주어진 모든 미션을 너무 빠르게 완수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지난 대회에서는 워크 온 슈트 4를 착용한 김병욱 선수에게 진짜 장애인이 맞느냐는 질문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연구팀 박정수 주장은 "처음부터 우리 스스로와의 경쟁이라 생각하고 기술적 초격차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까지 나와서 기쁘다"며 "아직 발표하지 않은 워크 온 슈트 F1의 다양한 기능을 계속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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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단체사진. KAIST 제공.

워크 온 슈트 F1은 연구팀이 2년여간 연구 끝에 개발한 하반신 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이다. 척수손상의 정도가 완전 마비 등급(ASIA-A) 수준을 대상으로 한다.

연구팀은 2016년 워크 온 슈트 1 버전 개발 이후 2020년 4 버전을 통해 보행 속도를 비장애인 수준인 시속 3.2㎞까지 달성했다.

이번에 개발한 F1 버전은 모터의 출력과 균형 유지 기능을 강화한 것은 물론 다른 웨어러블 로봇과 달리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도 타인의 도움 없이 로봇을 착용할 수 있도록 전면(前面) 착용 방식으로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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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 온 슈트 F1 주요 제원.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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