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노인·장애인 최대 지원…구청장의 책무”
장애인 노인 맞춤 복지정책 개발·시행할 것

김병용 대표기자 승인 2024.06.07 09:50 | 최종 수정 2024.06.07 09:55 의견 0
김미경 은평구청장


“제 인생중 대부분의 삶을 살아온 곳이 은평이며, 동시에 앞으로 저의 노후를 보낼 곳이기도 합니다.” 인터뷰에서 밝힌 김미경 은평구청장의 이 언급에 은평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알려진 바대로 은평은 장애인과 노인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도시다. 그런 만큼 노인 및 장애인복지 관련 사업과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장애인복지 우수 구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은평구 김미경 구청장으로부터 은평구의 노인 및 장애인복지 사업과 향후 계획 및 비전 등을 들어봤다.

은평구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 및 노인 현황에 관해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 구 등록장애인 수는 금년 4월 말 기준 2만1,471명으로 은평구 전체 인구의 4.6%이며, 서울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습니다.

노인 인구는 9만5,239명으로 은평구 인구의 20.4%이며, 자치구 중 네 번째로 많습니다. 이처럼 은평구는 서울 자치구에서 장애인 및 노인 인구가 많은 편에 속합니다.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개관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미경 은평구청장.


장애인 출산지원금, 전동휠체어 배상보험 지원 등 다양한 장애인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은평구가 시행 중인 장애인복지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십시오.

장애인 가정 출산지원금 지원사업은 신생아의 출산일부터 신청일까지 은평구에 거주하는 등록장애인 가정에 1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지난해 조례 개정을 통해 지원 대상 및 지원 금액을 확대했으며, 올해부터 출산한 장애인 가정은 서울시의 지원사업을 포함해 최대 2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전동휠체어 보험은 관내 등록장애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사회 활동 참여를 증진하기 위한 사업으로 전동보장구 이용 중에 발생한 사고로 제3자에게 입힌 피해를 보상합니다. 관내 등록장애인 중 전동보장구 이용자는 별도 절차 없이 자동 가입되고, 보험료는 은평구가 납부합니다.

이외에 은평구에서는 어려운 여건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장애인 부부 또는 결혼 50주년 장애인 부부를 위해 합동결혼식도 개최합니다. 행복한 장애인 가정 조성을 위한 사업으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 속에서 총 8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은평구는 지역 사회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삶을 응원하고, 비장애인과 두루 어울려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장애인복지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2023년 지자체 장애인복지사업 평가에서 우수 구로 선정됐습니다. 어떤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장애인복지 사업평가는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입니다. 장애인 자립 지원, 장애인 서비스 지원, 장애인복지 전달체계, 지역 우수 사례 등을 종합 평가하는데, 전국 각 시군구 성과와 우수 사례 발굴을 확산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은평은 작년 정성평가 부문에서 우수 구로 선정됐습니다. 특히, 수요자중심의 장애인 서비스 전달체계 분야에서 안정적인 운영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희 구에서는 두 가지 정책을 많이 신경 썼는데, 첫째는 AI 기반 교통약자 최적 이동 경로 안내 서비스 구축이고, 두 번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민방위 대피시설 점자마킹 스티커 부착이었습니다. 장애인 안전을 위해 주민, 지자체, 연구자 간 소통을 통한 정책 추진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복지와 관련 은평구가 향후 추진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업확대 계획에 관해 말씀 바랍니다.

은평은 장애인복지 향상을 위해 모든 분야를 고려하고 하나라도 더 챙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물리적 불편 해소부터 건강, 교육, 복지, 고용 등 보살핌과 자립까지 빠짐없는 복지 프로그램을 구축 중입니다.

장애인 편의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돼있지 않은 소규모 상점을 찾아내 구에서 직접 설치합니다. 민선 8기 동안 진입 경사로, 자동문 등 총 50개의 편의시설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까지 23개의 시설을 설치 완료했습니다.

희귀난치성 질환자와 중증장애인 등 어르신들의 노인성 질환 관리와 시각장애인 일자리 창출 기여를 위한 어르신 안마 바우처 지원사업도 확대 예정입니다. ’22년 62명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212명을 지원했는데, 총 400명까지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장애인의 교육, 복지, 고용분야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은평장애인고용활성화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관계기관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장애 학생 및 취업 희망 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 복지, 고용 3개 분야에서 15개 서비스를 운영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년 390명을 시작으로 현재 585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6년까지 1,300명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은평구의 노인복지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미경 구청장.


은평구가 추진중인 전반적인 노인복지 사업 및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십시오.

은평구는 어르신들이 주로 활동하고 이용하는 시설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우선 구립 경로당을 확충해 어르신들의 활동 공간이 부족하지 않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새락골경로당(신사1동), 장수경로당(신사2동) 2개의 경로당을 신축하고, 덕인경로당(응암3동)은 부지 매입을 진행 중입니다. 준공 후 10년이 지난 구립 경로당 7개소는 그린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에너지 성능을 개선하고 쾌적한 시설로 조성해 어르신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 노력 중입니다.

경로당 시설 개선뿐 아니라 은평형 경로당 특화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로당별 건강증진, 생활교육, 관계 형성 등 맞춤형 여가문화를 활성화해 어르신들이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경로당에는 지역 봉사 지도원 은평촌장 제도도 활용 중입니다. 체계적인 경로당 운영 관리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노인 자원봉사 인력을 은평촌장으로 위촉하고 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이죠. 이를 통해 책임감 있는 경로당 운영 및 활성화와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어르신들이 바둑이나 장기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불광천변에 은평춘당을 개관해 운영 중입니다. 매년 어르신 민속 장기 대회 같은 어르신 행사를 개최함은 물론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무더위·한파 쉼터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AI 바둑 로봇도 설치해 여가와 디지털 기기 체험까지 함께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도 AI 기술을 활용해 노인복지 사업에 이용하는데, 홀몸 어르신들에게 AI 돌봄 로봇을 지원해 정서적 지지와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긴급상황 시 고독사를 예방하는 로(老)·벗(友) 사업입니다.

또한, 노약자 무료 셔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파발역, 불광역, 증산역 등 은평구 전역의 38개 정류장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하루 10번, 1일 평균 580여 명의 승객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교통약자 어르신을 위한 전용 콜택시 백세콜 서비스도 어르신들이 많이 애용하시는데 병원에 가는 어르신들을 동행해 병원 접수나 진료를 돕는 병원 동행 도움까지 서비스를 확대했습니다.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노인 생활시설인 노인 의료복지시설 운영 관리에도 철저를 기하고 있습니다. 관내 24개소의 노인 의료복지시설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합동 현지 조사와 정기 지도점검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12명의 인권지킴이도 위촉해 각 시설에 대해 인권 모니터링·상담·시정 권고 등 활동을 함으로써 어르신의 안정된 생활 보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노인 의료, 주거복지시설 등 노인복지시설에 입소한 어르신들에게 생계비 및 장제비를 지원하는 한편, 홀몸 어르신들에게 SH공사 및 LH 공사와 협업해 공공임대주택(은빛주택 2개소, 노인의집 4개소)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어르신 활동, 여가, 의료, 주거 등 각종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 발전시켜 은평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편안한 노후와 여가를 건강히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재개발 아파트 단지내에 치매시설을 설치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시립 은평실버케어센터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민간 개발사업 공공기여 방식으로 노인 전용 돌봄시설을 기부채납 받아 수색13구역 주택재개발사업지에 조성한 공공 노인요양시설로서 지난 5월 20일에 개원했습니다. 당초 건물 연면적이 901㎡였으나 재개발 조합에 부지 공공기여 확대를 요청하고 도시 계획 변경을 통해 2,198.54㎡로 확대했습니다. 재개발 조합에는 용적률 완화의 혜택을 부여했습니다.

운영은 사회복지법인 영락사회복지재단이 수탁해 민간 위탁으로 운영 중입니다. 7월부터 치매전담실과 일반요양실로 나뉠 예정이며, 자택 수준의 생활공간에서 어르신이 기존 일상을 이어가며 돌봄을 받는 가정 친화적 유니트 케어(Unit care) 환경을 제공해 개인 생활 존중이 강화됩니다.

또한, 치매 전담형 유니트로 설계된 시설은 치매 환자 돌봄과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치매 어르신들의 맞춤형 보호를 통해 치매 환자 가족들의 삶의 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치매는 매우 심각한 질환으로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야기하죠. 안정적인 환경에서 치매 환자들을 돌보기 위한 서비스와 시설의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제가 서울시 도시계획관리위원장 시절부터 노인복지시설과 지역 사회 재활시설을 주민공동시설에 포함할 수 있도록 주택 조례를 개정하고 관련법의 정비를 주장해 왔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치매 전담형 노인요양시설이 설치된 아파트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희 구는 치매 어르신들의 체계적인 관리와 가족들의 심리적, 경제적 부담 완화 및 사회적 비용 감소를 위해 향후 500세대 이상 재개발 단지에 치매 전담형 노인요양시설의 설치 방안을 검토하고, 치매전담 노인요양시설 확충을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입니다.

제9회 은평구청장배 장애인탁구대회에서 김미경 구청장이 경기를 시연하고 있다.


노인 및 장애인의 사회참여 및 취업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위한 은평구의 활동 내용 및 향후 구상을 밝혀 주십시오.

노인 및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그러한 활동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취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스스로 자립하고 자존감을 가지는 힘의 원천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할 의지가 있는 노인과 장애인의 바람을 최대한 지원하고 환경을 마련하는 것 또한 구청장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은평구는 노인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인 일자리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임기 동안 매년 확충해 왔으며 올해는 작년 대비 15% 증가한 역대 최대규모 5,467개의 노인 일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은평구는 10년 연속 노인 일자리 우수기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은평구는 초고령사회를 미리 대비해 ’21년 민간 일자리를 발굴해 연계하는 구립은평어르신일자리센터를 개관했습니다. 어르신 구인 수요가 많은 경비원, 산후조리사 등의 분야에서 취업 교육을 진행하고 민간 기업과 적극 연계 중입니다.

’22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은평어르신일자리박람회는 전국 유일 어르신을 위한 민간 일자리 박람회입니다. 매년 은평홀을 가득 채운 어르신들을 보며 일자리에 대한 어르신들의 열의를 재차 확인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더욱 늘릴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베이비붐 세대 어르신의 경력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와 은평형 어르신 일자리 사업장들도 다방면으로 운영 중입니다. 시니어 자원순환 사업인 더 도울, 어르신이 직접 운영하는 매장인 은평소댕과 꽈배기 나라도 성황리에 영업 중이니 많은 분이 찾아봐 주기를 바랍니다.

장애인의 경우 18세 이상 장애인복지법상 등록장애인 중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 229명을 선발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반형, 복지일자리, 특화형일자리 3개 분야에서 일자리를 마련했으며, 매년 그 규모를 늘려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장애인 및 노인복지에 대한 신념을 밝히고 있다.


장애인 및 노인복지에 대한 구청장님의 신념이나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은평구는 장애인과 노인 인구가 많은 자치구입니다. 그리고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그 숫자는 더 늘어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이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맞춤 정책 발굴과 개발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장애인이나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약자의 입장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이 좌절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뒷받침해야 합니다. 또한, 안정감 있는 환경을 만들어 심리적·경제적으로 흔들림이 없도록 하는 한편, 수혜자의 위치에만 있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주요한 역할들을 해내는 개인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구청장으로서 모두가 살기 좋은 곳,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곳이 은평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껏 대부분의 삶을 살아온 곳이 은평이며, 동시에 앞으로 저의 노후를 보낼 곳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이웃들과 함께 살아갈 곳이 정과 사랑이 넘치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 은평을 만들기 위해 구성원 모두의 입장에서 재차 생각하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정책을 만들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병용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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